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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소식통
요식업 창업 꿈꾸는 청년이 뛴다 본문
대한민국 정책주간지 공감에서 최신 소식을 가져왔습니다.
▶청년쿡 비즈니스센터’ 공유주방에서 양예은(왼쪽부터)·허유빈·이다영·함경식 씨가 요리하고 있다.
‘청년쿡 비즈니스센터’ 발표회 가보니
“어느 팀이 먼저 들어갈래요?”, “몇 분 남았어요?”
8월 20일 오후, 서울 광진구 ‘청년쿡 비즈니스센터’의 공유주방은 분주했다. 서울시가 5월 문을 연 이곳은 외식업 창업을 꿈꾸는 청년을 위한 전용 보육 공간이다. ‘공유주방 배달창업’이란 주제로 선발된 1기 15팀이 4개월간의 교육을 마무리하며 전문가들 앞에서 사업계획을 발표하는 품평회가 이날 열렸다.
교육 운영사인 마이샵온샵의 최대헌 공동대표는 “코로나19로 배달업창업이 활성화됐고 창업 자금이 부족한 청년들이 소자본으로 창업하기 좋은 방식이 공유주방을 이용한 배달이라 판단해 2022년 주제를 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다영(오른쪽부터)·함경식 씨가 품평회에 선보일 랭?과 쌀국수를 준비하고 있다.
부위 고민에 “등뼈로 가격 낮춰라” 조언
“우아, 이거 맛있어요.”, “그런데 조금 맵네요.” 발표를 앞두고 바쁜 와중에도 교육생들은 서로 맛을 보며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이다영(22) 씨는 “다들 좋으셔서 잘 소통하고 있다”고 했고 같은 팀원인 함경식(25) 씨도 “친하고 정보 교류도 많이 한다”고 말했다. 허유빈(29) 씨는 “15팀 모두 다른 음식을 하기 때문에 다양한 요리를 서로 배울 수 있다”고 했다.
이다영·함경식 팀은 생소한 ‘랭?’을 요리하고 있었다. 태국식 돼지 등뼈찜인 랭?은 등뼈를 산처럼 세운 모습이 방송에 나와 화제가 됐다. 이 씨는 “교육 초기에는 샤부샤부를 준비했지만 차별화하기 쉽지 않았다”며 “랭?은 미리 쪄놓거나 삶아놓고 소스만 부으면 되는 식이라 준비 시간이 짧아 배달 전문점에 적합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두 사람은 고기 부위를 놓고 고민이 많았다. “등뼈는 발라 먹기 어려워 등갈비와 쪽갈비를 쓰려고 했는데 단가가 높은 게 문제”라며 “맞춤 컨설팅해준 분이 단가가 싼 ‘마구리’라는 특수 부위를 알려줘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이날은 등뼈에다 등갈비, 쪽갈비까지 사용한 한국식 랭?과 그 육수로 만든 쌀국수를 선보였다. 이들의 고민을 들은 성영준 외식 컨설턴트는 “등뼈는 지방이 있어 촉촉하게 먹을 수 있고 감자탕에 들어가는 등뼈도 대부분 잘 발라 먹기 때문에 등뼈 그대로 사용하는 게 맞다”고 했다. 손진아 한식 셰프는 “마구리는 먹기 힘들게 살이 붙어 있어 안 쓰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마이샵온샵 정병철 공동대표는 “생소한 외국 음식을 굳이 한국화하려고 스트레스받지 말라”며 “지금 등뼈 랭?만으로도 만족스럽고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평가했다.
서울 관악구 신림동으로 설정한 상권에서 3만 8000원으로 책정한 판매가는 비싸다는 의견이 많았다. 손진아 셰프는 “신림동 상권은 1인 가구가 많고 구매력이 높지 않아 이 가격대는 쉽게 접근할 수 없을 것”, 성영준 컨설턴트는 “3만 원대면 다른 선택지가 너무 많다. 등뼈만 사용해 가격을 낮춰야 소비자에게 다가갈 수 있다”고 조언했다.
품평회가 끝난 뒤 두 사람은 자신의 요리를 맛보며 “지금까지 만들어본 랭? 가운데 가장 맛이 별로”라며 아쉬워했다. 이 씨는 “아무래도 여러 팀이 요리하는 공유주방에서 제한된 시간에 급하게 요리했기 때문인 것 같다”며 “식당을 창업하면 이런 상황에서도 맛이 일관돼야 하니까 표준 레시피를 더 꼼꼼하게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허유빈(왼쪽) 씨가 품평회에 선보일 일본식 김초밥 ‘군칸마키’를 준비하고 있다.
배달 전문점은 가격에 배달비 포함 유리
대학에서 호텔조리학을 전공한 양예은(22) 씨는 여러 종류의 덮밥을 선보였다. 졸업 전 호텔에서 인턴으로 근무했지만 매력을 못 느껴 2021년 3월 졸업하자마자 가맹점 치킨집을 창업했다. 이제 자신만의 요리를 만들고 싶어 청년쿡 비즈니스센터에 지원했다.
정 대표는 교육 초기 양 씨가 선보인 유부초밥을 기억했다. 다른 심사위원에게 “조그만 유부초밥이 아니라 다양한 토핑을 올려 한 끼 식사로도 가능해 인상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양 씨는 “유부초밥은 로드숍(거리 가게)에 잘 어울릴 것 같고 배달 전문점은 조리 속도가 중요해 덮밥을 선택했다”고 했다. 주문하면 배달이 빨리 오겠구나 연상하도록 브랜드도 ‘오분덮밥’으로 정했다.
배달료 포함 1만 900원으로 책정한 가격을 놓고 전문가들 사이에 의견이 갈렸다. 이홍주 투자회사 대표는 “제가 도심에서 사무직으로 근무하니까 딱 타깃(목표) 고객”이라며 “싸고 빠르게 먹을 수 있는 느낌의 브랜드와 1만 원대 가격은 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성 컨설턴트가 “1만 900원에 배달비 무료보다 가격을 7000원으로 낮추고 배달비를 추가하는 게 낫지 않을까”라고 하자 손 셰프는 “제가 배달 전문점을 운영해보니까 고객들은 배달비 무료를 선호하더라”며 “로드숍에서 배달을 병행하면 배달비를 추가해도 괜찮지만, 배달 전문점이면 음식 가격에 배달비를 포함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또 “배달 시장에서 1만 900원에 이 정도 양이면 절대 적지 않고 요즘 직장인은 평균 이상의 맛이면 꾸준히 구매한다”며 좋게 평가했다.
반면 정병철 대표는 “가격과 음식이 그냥 무난하다”며 “지난번 유부초밥을 덮밥과 같이 구성하면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양 씨는 “덮밥에 유부초밥을 올리는 건 좋은 아이디어”라고 반겼다.
▶전문가들이 양예은 씨의 ‘오분덮밥’을 시식하고 있다.
방아 사용한 돈카츠로 구청 상권 노려
허유빈 씨는 바쁜 직장인을 위해 조리 시간이 짧은 돈카츠를 선택했다. 여러 부위를 두툼하게 튀긴 돈카츠와 일본식 김초밥 ‘군칸마키’, 밥, 국 등을 한 쟁반에 담은 상차림이 정갈했다. 손 셰프는 “맛은 기본 이상”, 성 컨설턴트는 “튀김 등 조리를 잘했다”고 칭찬했다.
특히 소스에 방앗잎을 사용한 점이 이채로웠다. 허 씨는 “방아 향으로 돈카츠의 느끼함을 잡으려 했다”고 설명했다. 성 컨설턴트가 방아의 안정적 수급 방법을 묻자 “시골에 계신 부모님을 통해 계약을 맺을 수 있고, 냉동 보관해도 향을 그대로 보존할 수 있다”고 답했다.
가격은 1만 1000원대로 책정했다. 정병철 대표는 “두툼한 고기에 가격도 적당하고 맛이나 구성도 보통 이상”이라며 “관건은 상권”이라고 했다. 허 씨는 “우리 농산물인 방아를 사용한 점과 빠른 회전율 등을 고려해 구청 주변 상권을 주목했다”며 “서울 강북구청 주변 먹자골목을 조금 벗어나 안쪽으로 들어가면 보증금과 월세가 저렴해지고 두꺼운 돈카츠를 파는 식당도 아직 없다”고 했다.
이 대표는 “사업계획이 되게 현실적이고 오늘 발표자 가운데 준비를 가장 잘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허유빈 씨가 전문가들에게 돈카츠 상차림을 선보이고 있다.
현실적 교육에 부족함 깨닫고 창업 늦춰
4년 차 사무직 직장인인 허 씨는 청년쿡 비즈니스센터에 지원한 이유에 대해 “어렸을 때부터 친구들한테 맛있는 요리를 해주는 걸 좋아했는데 막상 회사에 다니면서는 그런 만족감을 못 느꼈다”고 말했다.
허 씨는 교육 가운데 세무 강의가 현실적이어서 인상 깊었다고 했다. “인건비와 세금에 대해 세세히 알려줘 생각했던 것보다 순수익이 훨씬 적을 수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다른 청년 지원 사업은 ‘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불어넣는 것 위주인데 여기서는 밟아나가야 할 준비 단계를 알려줬고 제가 생각지 못한 부분을 짚어줘서 좋았어요.”
교육을 받고 난 뒤 허 씨는 ‘창업을 만만하게 봤구나’, ‘준비해야 할 게 아직 많구나’ 깨닫고 2023년 초로 계획했던 개업 시기를 반년 미뤄 제대로 준비하기로 마음먹었다.
이 씨도 “교육 마치면 배달 전문점을 바로 시작하려 했는데 상권 분석이나 원가 관리 등 강의를 듣다 보니 완벽히 준비하고 나서 장사를 해야 할 것 같다”며 “알고 나니 조금 주춤해지고 막막해진 것도 있다”고 털어놓았다. 함 씨는 “그래도 교육을 통해 많이 배워서 이렇게 고민이라도 하지 그냥 도전했으면 더 힘들었을 것”이라며 이 씨를 다독였다.
글·사진 원낙연 기자
정부, 외식산업에 5년간 1조 원 투자
예비창업자 교육으로 장기 생존 유도
농림축산식품부는 외식산업 혁신을 위해 2026년까지 1조 원을 투자하는 ‘외식산업 혁신 플러스 대책(제3차 외식산업 진흥 기본계획)’을 최근 발표했다.
예비창업자에게 이론과 매장 운영 실습이 연계된 창업교육 지원과 초기 창업자 대상 집중 자문을 통해 외식업체의 장기 생존을 유도한다.
인력난과 인건비 부담 등 현장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생산성과 부가가치 향상을 위해 외식 분야 푸드테크 연구·개발 지원 확대와 푸드테크 새싹기업(스타트업) 개발 제품의 조기 상용화를 지원하기로 했다.
지역별 음식 특화 거리를 중심으로 조리·서빙 로봇, 키오스크 등 푸드테크를 적용한 스마트 외식거리를 조성하고, 청년창업 인큐베이팅 사업 등에도 푸드테크 제품 도입을 지원한다.
농수산식품거래소 시스템과 2023년 구축 예정인 농식품온라인거래소를 통해 외식기업과 생산자 조직 간 식재료 직거래를 활성화하고 외식기업의 지역특산물 식재료 활용 확대를 유도할 계획이다.
양주필 농식품부 식품산업정책관은 “앞으로 5년 동안 9259억 원 수준의 재원을 투자해 코로나19와 전 세계적 공급망 위기로 위축된 외식산업이 미래성장산업으로 도약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출처: 정책주간지 공감 (https://gonggam.korea.kr/newsView.do?newsId=GAJrJ2UloDDGJ000&pageIndex=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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