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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병원 ‘진료비 폭탄’ 이제 안 돼요

기부니좋은날 2022. 9. 6. 07:14
안녕하세요. 기부니좋은날입니다.
대한민국 정책주간지 공감에서 최신 소식을 가져왔습니다.



▶게티이미지뱅크

동물병원 진료비 고지제 도입
3가구 중 1가구가 반려동물을 키우는 요즘, 반려인 중 상당수는 동물병원의 진료비가 생각보다 비싸 내심 깜짝 놀란 적이 있을 것이다. 실제로 동물병원마다 진료비가 천차만별이라 소비자의 경제적 부담이 점점 커지고 있다. 이에 정부가 동물 의료산업의 발전과 반려인 알 권리 개선을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농림축산식품부는 7월 5일 ‘동물병원 수술 등 중대 진료에 관한 설명 의무’와 ‘중대 진료 관련 예상 진료비용 고지 의무’를 핵심으로 하는 수의사법 개정을 공포하고 소비자가 동물병원의 진료비를 미리 알 수 있도록 조치했다. 이번 수의사법 개정을 계기로 “동물병원 진료비 투명성이 기대된다”고 입을 모으는 전문가와 반려인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농림축산식품부가 7월 5일 동물 의료산업의 발전과 반려인 알 권리 개선을 위해 ‘수의사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 개정’을 공포했다. 이에 따라 7월 5일부터 동물병원 수의사는 수술 등 중대 진료를 하기 전 동물 소유자 또는 관리자에게 진단명, 수술 필요성과 방법, 예상 후유증 또는 부작용, 소유자 준수 사항을 구두로 설명하고 동물 소유자의 서명 또는 기명날인을 받아야 한다.
중대 진료의 범위는 전신마취를 동반하는 내부 장기·뼈 및 관절 수술과 전신마취를 동반하는 수혈이며 해당 진료 행위는 동물 소유자 등의 요구와 관계없이 사전 동의를 받아야 하고 위반 시 1차 30만 원, 2차 60만 원, 3차 9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다만 설명 및 동의 절차로 수술 등 중대 진료가 지체되면 동물의 생명이 위험해지거나 동물의 신체에 중대한 장애를 가져올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수술 등 중대 진료 이후에 설명하고 동의를 받을 수 있다.

“반려인의 알 권리 계속 높여나갈 것”
또한 2023년 1월 5일부터는 동물병원 개설자는 수술·수혈 등 중대 진료를 하기 전, 예상되는 진료비용을 동물 소유자 등에게 구두로 고지해야 한다. 다만 진료가 지체되면 동물의 생명 또는 신체에 중대한 장애를 가져올 우려가 있거나 진료 과정에서 진료비용이 추가되는 경우에는 수술 등 중대 진료 이후에 진료비용을 고지하거나 변경해 고지할 수 있다.
이와 함께 2023년부터 전국 동물병원을 대상으로 동물병원 진료비용에 대한 조사가 진행되며 2024년에는 동물병원에서 사용하는 질병명, 진료 항목의 내용과 절차의 표준인 ‘동물 진료에 관한 표준화된 분류체계’(표준분류체계)가 단계적으로 고시된다.
정부가 동물병원 진료비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한 것은 2년 전부터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동물병원 진료비에 대한 불만과 관련해 2020년 수의사법 개정을 추진하기 시작했고 2022년 1월 4일 수술 등 중대 진료에 관한 설명·동의 및 주요 진료비 게시 등을 골자로 하는 수의사법을 개정·공포했으며 7월 5일 관련 내용을 담은 수의사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을 공포했다.
박정훈 농식품부 방역정책국장은 “이번 수의사법 개정 사항 시행은 동물 의료산업의 발전과 반려인 알 권리 개선의 첫걸음”이라며 “동물 의료계, 소비자, 반려인 등 이해관계자 논의를 통해 동물병원에 게시해야 하는 진료의 범위를 늘려나가는 등 동물 진료에 대한 소비자, 반려인의 알 권리를 계속 높여나가겠다”고 밝혔다.

동물병원 진료비 투명성 기틀 마련
수의사법 개정을 위해 오랜 시간 노력한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수의사법 개정이 이뤄져 정말 기쁘다”며 “동물병원 진료비의 투명성과 소비자의 선택권이 강화될 수 있는 기틀이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정지연 사무총장은 “최근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수가 증가하면서 반려인이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생각하고 있다”며 “하지만 동물병원에서는 상황에 따라 진료비 편차가 심하고 비용을 사전에 알려주지 않았기 때문에 소비자의 불만이 높았다. 따라서 최근 이뤄진 수의사법 개정을 통해 소비자의 이런 불만이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고 기대했다.
그렇다면 그동안 동물병원의 진료비 관련 소비자의 경제적 부담은 어느 정도였을까? 한국소비자연맹에 따르면 2018~2021년 상반기까지 접수된 동물병원 관련 피해 건수는 1025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소비자가 입은 피해는 주로 의료 행위(치료 부작용, 오진 등)와 진료비 등에 관련해 발생했다. 특히 진료비와 관련해서는 검사(혈액검사, 엑스레이), 염증성 질환(장염, 위염), 골절(슬개골 탈구 등) 등에 대한 진료비 과다 청구, 과잉 진료, 진료비 사전 미고지 등의 피해 접수가 주를 이루었다.
정 사무총장은 “혈액검사와 엑스레이 촬영 비용, 골절, 만성질환 등의 진료에서 가격 편차가 심했는데 한마디로 병원에서 부르는 게 값이었다”며 “동물병원들의 입장 차이가 있지만 혈액검사는 6~10배, 치과 치료는 80배까지 차이가 났고 소비자의 진료비 피해 금액이 최고 2000만 원(교통사고 수술)까지 있었다”고 설명했다.

“동물병원 진료비 표준화 추진해야”
‘동물병원 진료비 투명성’의 신호탄으로 평가받는 이번 수의사법 개정에 대해 전문가들은 추가적인 개선책도 나와야 한다고 분석했다. 한국소비자연맹은 수의사법 개정 이후에도 동물병원 가격공시제 및 진료비에 대한 모니터링 실시와 동물병원 진료 표준화 및 표준수가제 도입은 물론 동물등록제 활성화 등이 이뤄져야 한다고 제안했다.
정 사무총장은 “궁극적으로 동물병원 진료비와 이용 빈도가 높은 진료 항목에 대한 표준화가 필요한데 진료비 가격이 완전 표준화되려면 시간이 걸릴 것 같다”며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반려동물 접종비·진료비 등에 대한 지원과 소비자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펫보험의 활성화도 검토해보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커져가는 반려동물 시장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기 위해 반려인과 수의사, 정부가 모두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사무총장은 “첫 번째로 입양할 때부터 반려인이 동물에 대한 책임감을 가져야 하고 수의사 역시 전문가로서 공적인 책임의식이 있어야 한다”며 “마지막으로 정부는 규모가 커지는 반려동물 시장에 대응할 수 있는 전담 조직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민주 기자

“동물병원 수술비 미리 알 수 있어요”
“최근 공포된 수의사법 개정은 반려동물을 키우는 반려인 입장에서 무척 반갑고 기쁜 일이죠. 똑같은 질병인데 동물병원마다 왜 진료비가 천차만별인지 이해가 안 됐거든요. 앞으로는 동물병원 진료비를 미리 알 수 있게 되니까 소비자 입장에선 더 투명해지는 것 같아서 정말 좋습니다.”
수의사법 개정 소식에 반려동물을 키우는 반려인들의 인터넷 공동체(커뮤니티)에서는 “오랜 시간 기다렸다”, “기쁘다”는 반응이다. 그동안 많은 반려인이 진료비 과잉 청구와 천차만별인 수술비 등으로 적지 않은 마음고생을 했기 때문이다.
경기 남양주시에서 10년째 푸들을 키우는 박수민 씨 역시 최근 방문했던 동물병원의 진료비 때문에 마음고생을 한 적이 있어 이번 수의사법 개정을 환영했다.
“어느 날 강아지 다리에 조그만 혹이 생겨 별거 아닐 거라고 생각하고 병원에 갔어요. 검사와 수술비용이 대략 40만~50만 원 정도 나올 거라고 했는데 막상 결제할 때는 100만 원에 가까운 금액이 나왔어요. 혈액검사 등을 몇 가지 더했고 수술이 생각보다 힘들고 복잡했다는 게 그 이유였어요. 순간적으로 비싸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어쩔 수 없었죠. 그런데 이번에 법이 개정돼 사전에 얼마의 진료비가 청구될지 미리 알 수 있게 됐다고 들었어요. 앞으로는 수술 전에 예상 비용을 알 수 있으니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서울 강남구에 살고 있는 김경하 씨 역시 키우는 고양이의 중성화 수술을 위해 병원을 찾았다가 비용 때문에 깜짝 놀란 적이 있다. 고양이 중성화 수술은 20만 원 정도 한다고 들었는데 막상 병원에 가보니 추가 비용이 엄청 많이 들었기 때문이다. 김 씨 역시 수의사법 개정은 요즘 시대 꼭 필요한 일이라며 매우 반가워했다.
“제 고양이가 암컷이라서 더 비싸다며 수술비만 40만 원이 들었고 수술 전에 몇 가지 검사, 주사, 넥칼라 등 총 60만 원이 넘게 들었어요. 뭔가 비용이 너무 비싸 찜찜한 기분을 지울 수가 없었는데 수의사법 개정으로 앞으로는 얼마의 비용을 내야 하는지 알 수 있게 되니 정말 좋아요. 제 주위에 반려동물을 키우는 친구가 많은데 다들 잘된 일이라며 좋아합니다.”



[출처: 정책주간지 공감 (https://gonggam.korea.kr/newsView.do?newsId=GAJrJ13u8DDGJ000&pageIndex=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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