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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소식통
‘자유’ 근간해 정책 결정 글로벌 중추국가로 도약 본문
대한민국 정책주간지 공감에서 최신 소식을 가져왔습니다.
이각범 한국과학기술원(KAIST) 명예교수 인터뷰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체제를 기반으로 국민이 진정한 주인인 나라로 재건하고, 국제사회에서 책임과 역할을 다하는 나라로 만들어야 하는 시대적 소명을 갖고 이 자리에 섰습니다.”
5월 10일 취임한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자유’라는 단어를 35번 언급했다. “인류 역사를 돌이켜보면 자유로운 정치적 권리, 자유로운 시장이 숨 쉬고 있던 곳은 언제나 번영과 풍요가 꽃피었다”는 윤 대통령은 코로나19 대유행, 기후위기, 대규모 실업, 양극화 등 국내외적 난제의 해답을 보편적 가치인 ‘자유’에서 찾았다고 했다. 이런 윤 대통령의 소신은 국정목표 ‘자유, 평화, 번영에 기여하는 글로벌 중추국가’에 담겼다.
자유민주주의와 국제사회 연대와 협력을 강조한 윤석열정부가 성공하려면 향후 5년 어떻게 국정을 이끌어야 할까? 윤 대통령의 취임사를 총괄한 이각범(74) 취임사준비위원장(한국과학기술원 명예교수)에게 그 해답을 들었다.
▶5월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마당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사를 하고 있다. | 국회사진기자단
철학적 기반 탄탄한 윤석열 대통령에 ‘감명’
-취임사준비위원장을 맡게 된 배경이 궁금합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긴박하고도 복합적인 위기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그동안 경제체질은 허약해졌고 평화라는 희망고문을 받으면서 안보 위기는 고조됐습니다. 국가부채뿐 아니라 가계부채는 빠르게 증가했으며 그사이 잠재성장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떨어졌습니다. 윤 대통령은 검찰총장 재직 시절 공정과 상식을 신념으로 살아 있는 권력을 수사하는 데 몸을 사리지 않았습니다. 윤 대통령이 그런 자세로 국정을 운영하면 우리나라가 더 상식적인 나라가 되고 당면한 우리나라의 위기 극복도 가능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자유’를 35번 언급했습니다. 애초 작성된 초안을 윤 대통령이 직접 수정하며 ‘자유’를 강조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취임사를 들으며 윤 대통령이 우리 시대를 관통하는 시대정신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정치학자이자 철학자인 이승만 대통령 이후 철학적 기반이 탄탄한 대통령을 만났다는 생각에 감명받았습니다. 윤 대통령은 취임사를 통해 보편적 가치인 ‘자유’를 실천하고자 하는 강력한 의지를 피력한 것입니다. 윤 대통령은 자유를 말할 때 밀턴 프리드먼과 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을 자주 인용합니다. ‘나의 자유란 남의 자유를 인정할 때에만 성립한다’는 것인데 자유의 기초 위에서 공정이 있는 것이지 강압적인 공정은 존재할 수 없습니다. “자유가 있는 곳에 성장과 발전이 있고 자유가 공동체로 발전할 수 있다”고 한 것은 이런 맥락입니다. 이전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개념과 달리 서로에 대한 공감을 바탕으로 연결된 개개인이 자신의 생업에 열중함으로써 공동체의 발전이 있다는 뜻입니다. 이를 통해 공정하고 자유로운 시장경제의 기틀 속에서 경제체질을 회복하고 미래성장동력을 찾아야 합니다.
무엇보다 지금은 화급한 물가를 안정시키고 성장도 촉진하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상황입니다. 공정성을 강조하는 윤 대통령은 아마도 물가안정에 우선점을 둘 것으로 보입니다. 물가가 뛰는 어려운 상황이 되면 경제적 약자인 저소득층이 특별히 타격을 입게 되기 때문입니다.
세계적 도전과 변화에 선도적 대처
-새 정부 출범 한 달여가 지났습니다. 윤석열정부의 성공을 위한 조언을 한다면요?
=저는 성공하는 대통령의 제1조건이 인사라고 생각합니다. ‘인사가 만사’입니다. 자유민주주의자 윤 대통령은 ‘군’이나 ‘운동권 세력’ 같은 조직화된 권력 기반이 없습니다. 국가 경영에 필요한 광범위한 인재풀을 구축하고 널리 인재를 구해 적재적소에 배치한다면 윤석열정부는 성공할 것입니다. 이를 토대로 우리나라가 당면한 위기의 극복에 주력하고 국정의 큰 그림 만들기에 매진해야 합니다.
-윤석열정부는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지키고 지구촌 번영에 기여하겠다고 국정과제에서 밝혔습니다. 이에 대한 전제 조건은 미·일·중·러 4개국과 협력 강화, 한반도 평화와 번영으로 보이는데요?
=우리나라는 이제 지정학적 위험(리스크)을 안고 있는 동아시아의 변방 국가가 아닙니다. 세계의 책임 국가로서 인류가 직면한 문제에 책임 있는 해결 방안을 제시하고 세계적 도전과 변화에 선도적으로 대처해나가야 합니다. 다행히 윤석열정부가 변화하는 세계적 환경을 잘 인식하고 있습니다. 세계는 경제가 안보이고 안보가 경제인 경제안보시대에 진입했습니다. 지난 몇 년간 우리나라는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을 통해 미중 갈등 관계를 헤쳐나가려고 했으나 이런 전략적 모호성이 정반대의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한미동맹은 약화됐고 중국으로부터는 제대로 대접받지 못했습니다. 경제안보시대에는 이런 전략적 모호성이 더 이상 통할 수 없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5월 20일 경기 평택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방문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인사를 하고 있다. |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전략적 모호성이 통하지 않는 경제안보시대의 대외관계는 이전과 어떻게 다르고 한미 관계는 어떻게 변화할까요?
=지난번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방한은 경제안보시대의 한미 관계가 어떻게 발전할 것인지를 보여준 좋은 사례입니다. 두 정상 사이에 논의된 의제는 크게 북핵에 대한 대처를 중심으로 한 한미 간 안보협력, 경제안보의 미래지향적 진전으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미국이 북핵 문제보다 경제안보에 더 관심이 많은 게 아닌가 하는 전문가들의 분석도 있지만 제 생각은 조금 다릅니다. 오히려 경제안보상 우리나라의 위치가 더욱 중요해졌기 때문에 미국의 철통같은 상호방위의 의지도 더 강화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윤 대통령은 국정과제에서 글로벌 리더 국가로서 국제사회에서 책임을 다하고 존경받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했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세계 10위권 경제 대국인 우리나라는 이제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서 의무와 권리를 다하고 글로벌 중추국가로서 주도적인 자세로 국내 및 세계 질서 재편에 앞장서야 합니다. 그러면 우리가 경제안보시대를 주도할 수 있습니다. 경제안보시대에는 공급망을 중심으로 네트워크(관계망)가 형성되기 때문에 두 나라 사이의 관계보다는 다자간 관계가 중요하다는 점을 항상 견지해야 합니다. 이런 맥락에서 미국을 필두로 자유민주, 개방, 인권 존중의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나라들과 두터운 동맹을 맺어야 합니다. 이를 토대로 강력한 전쟁 억제력을 갖춰야 든든한 안보체계를 구축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한미동맹을 기반으로 자유민주주의, 법치주의, 인권 존중의 가치를 공유하는 나라들과 네트워크를 강화하면 우리는 세계의 책임국가로서 인도·태평양 전략을 공동으로 실행하게 될 것입니다.
미국과는 경제안보의 시작점 공유해야
-한반도를 둘러싼 전통적인 4강 국가와 관계 설정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리는 동북아시아에서 더 이상 주변 4강에 둘러싸인 약소국이 아닙니다. 당당한 글로벌 리더 국가이고 세계가 요구하는 책임을 져야 하는 세계 책임국가입니다.
한미 관계는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이 군사동맹이자 경제동맹이면서 가치동맹, 기술동맹 관계이니까 우리의 글로벌전략을 실현하는 전략적 동반자 관계입니다. 지난 몇 년간 약화되지 않았나 하는 의구심이 들기도 했지만 앞으로는 상호신뢰 관계를 돈독히 하면서 경제안보의 시작점을 공유해야 합니다. 우리나라와 일본 두 나라는 동일한 지정학적 환경에서 공동의 안보 위협에 대처해야 하고 경제협력을 강화해야 합니다. 중국은 호혜·평등·주권 존중의 원칙 아래에서 양국 관계를 더욱 발전시켜야 합니다.
-북한과 관계 개선도 시급한 과제인데요?
=핵·미사일 도발을 하고 있는 북한과 관계를 개선하려면 기본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윤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밝힌 대로 일시적으로 전쟁을 회피하는 취약한 평화가 아니라 자유와 번영을 꽃피우는 지속 가능한 평화를 추구해야 합니다. 북한이 핵 개발을 중단하고 실질적인 비핵화로 전환한다면 국제사회와 협력해 북한 경제와 북한 주민의 삶의 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담대한 계획을 준비해야 합니다. 이 모든 북한 정책의 전제는 철저한 안보 태세를 갖춰 북한이 미사일과 핵 공격 등 도발로는 얻을 것이 없고 개발해놓은 핵무기가 자산이 아니라 부채라는 것을 북한이 확실하게 깨닫게 하는 데 있습니다. 북한이 확실한 비핵화 의지와 더불어 구체적 로드맵을 제시할 때 한반도 안보 불안을 낮출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남북한이 새로운 미래를 향해 함께 나아갈 수 있습니다.
-끝으로 윤 대통령에게 드리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자유를 국정철학으로 삼은 만큼 흔들리지 않는 자세로 자유에 기반한 국정 운영을 추진해야 합니다. 즉 정치·경제·안보·통일 등 정책 결정 시 모든 정책 원리에 자유를 근간으로 삼아야 합니다. 경제 분야에서는 자유시장경제를, 외교적으로는 미국 등 자유주의 우방들과 유대 관계를 강화하고 이웃하는 북한, 일본, 중국과는 원칙 있는 외교를 통해 한반도의 안보와 평화를 지켜내야 합니다. 이런 토대를 갖췄을 때 우리나라의 글로벌 위상도 더욱 높아질 수 있습니다.
김미영 기자
[출처: 정책주간지 공감 (https://gonggam.korea.kr/newsView.do?newsId=GAJovqjt0DDGJ000&pageIndex=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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