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소식통

“한국의 전략적 자율성 확보 위한 대비 필요 미-중 벗어나 다양한 국가와 관계 강화해야” 본문

정책공감

“한국의 전략적 자율성 확보 위한 대비 필요 미-중 벗어나 다양한 국가와 관계 강화해야”

기부니좋은날 2022. 9. 20. 07:13
안녕하세요. 기부니좋은날입니다.
대한민국 정책주간지 공감에서 최신 소식을 가져왔습니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 인터뷰
윤석열정부 출범 이후 지난 4개월 동안 윤석열 대통령의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 참석 등 대통령과 외교당국의 국제 외교무대 활동과 정책이 활발하게 이뤄졌다. 그런데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에서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등 중국을 견제하는 태평양 및 글로벌 수준의 안보 및 경제산업전략 정책이 가속화하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반도체 ‘칩4 동맹’에 이어 ‘더 나은 재건’(BBB) 프로젝트 일환으로 최근 발표한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 미국 중심의 글로벌 공급망 구축을 강도 높게 추진중이다.
이에 따라 반도체, 자동차 배터리, 전기차 생산·판매 등 분야에서 우리 국익을 둘러싸고 경제적 협력에 따른 수혜와 손실, 갈등과 우려가 민감하고 복잡하게 동시에 전개되고 있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가 새 단계에 접어든 미-중 갈등 양상을 중심으로 격동하는 아시아태평양 정세 속에 새 정부 외교정책이 어떤 기조와 방향을 설정하고 있는지 진단하고 향후 건설적인 외교 정책을 <공감>에 제언했다.


▶5월 23일 미국이 주도하는 다자경제협력체인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가 공식 출범한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이 용산 대통령실 청사 화상회의실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 대통령실

-새 정부 출범 이후 지난 4개월 동안 윤 대통령과 우리 외교당국의 외교 활동과 정책을 돌아볼 때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무엇일까요?
=가장 먼저 미-중 경쟁 구도에서 확실히 미국 쪽으로 방점을 찍었다고 보여집니다. 지난 정부가 미국 대 중국 비중이 6대 4정도 였다면 이제는 7대 3정도로 바뀌었다고 할까요. 그런데 문제는 미국이 중국 견제를 밀어붙이고 있고 미-중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점점 한국도 미국과 함께 중국을 견제하는 양상을 보이는 듯 한다는 점입니다. 이런 모양새를 보이지 않으면서 한미관계를 강화하는 게 가장 이상적이긴 합니다.

-국정과제나 목표로 본 윤석열정부 외교 정책의 방향과 특징은 무엇인가요?
=윤석열정부는 패권국인 미국과 관계를 가장 중시하면서 기타 다른 문제들을 풀어나가겠다는 것으로 보입니다. 한일관계도 회복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한중 관계와 남북관계가 숙제로 남게 되는 것 같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9월 9일 서울 중구 주한영국대사관저를 방문해 8일 서거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조문한 뒤 조문록을 작성하고 있다. | 대통령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 등 중국을 견제하는 안보 및 경제·산업 전략정책을 가속화하고 있는, 복잡하고 민감한 아태 외교정책 정세에서 우리 정부가 국익을 위해 현명하게 대응하는 길은 어떤 것일지요?
=현재와 같은 미-중 경쟁은 향후에도 쉽게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양쪽의 국력이 계속해서 서로 격차를 벌리지 못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일단 현재 미국의 중국 견제 기세가 높기 때문에 미국 쪽으로 무게를 두는 것은 당연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대중국 의존도를 무시할 수 없습니다. 이 대목은 국가가 지속적으로 (우리 기업의 산업·공급망) 다변화정책을 통해 해결책을 마련해줄 필요가 있습니다. 대중국 의존도를 낮추지 않으면 미-중 경쟁 구도가 사라진다하더라도 우리의 대중국 자율성을 확보할 수 없습니다. 지속적으로 다변화를 통해 대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전략적 자율성을 확보하려는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미-중 국제질서가 근본적으로 변동하고 있는 정세에서 우리와 같은 동맹국들은 과거 미-중 사이에서 누리던 외교적 공간을 더 이상 누리기 힘든 상황이 되고 있는 건지요? 우리는 지금 미국이냐 중국이냐는 ‘명백하고 임박한’ 줄타기의 선택(혹은 위험) 앞에 직면하고 있는건지요?
=현재 미-중 경쟁은 제로섬 국면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물론 30~50년 후 미-중 경쟁의 결과가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릅니다. 그리고 이에 대한 대비를 지금부터 할 필요는 없습니다. 현재 우리가 해야 할 것은 제로섬 국면에서 어떤 전략을 짜느냐입니다. 지금 국면에서 ‘어퍼독’(양자 대결구도에서 상대적 강자)은 미국입니다. 미국이 중국을 압박하는 형국입니다. 이 형국은 향후 몇 년간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 다음 중장기적 측면에서 만일 미국의 패권이 약화된다는 가정을 해봅시다. 미국 없는, 한미동맹 없는 한국이 중국을 어떻게 상대할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한중관계가 무리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한중관계를 잘 관리해야겠지요. 그러나 과도하게 중국이 한국의 주권을 침해하고 관여하도록 내버려둬서는 안됩니다. 역사적인 한중관계가 되풀이되도록 해서는 안됩니다. 이제 한국의 전략적 자율성 확보를 위한 대비가 필요합니다.

-미-중 경쟁 구도에서 우리 외교정책은 방향과 기조를 놓고 향후에도 더 어렵고 민감한 선택과 결정을 계속 내려야할 가능성이 높은 거 같습니다. 한반도 평화와 안정, 그리고 우리 기업과 경제적 이익을 위해 정부의 건설적인 외교정책 방향은 어떤 것이어야 할지요?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해 북한이 수용할 수 있는 안을 계속해서 고민하고 북한과 협상해야 합니다. 미래의 한반도 통일을 위해서 중요한 것은 ‘북-중 디커플링’입니다. 북한이 중국으로부터 멀어질 수 있도록 우리가 다양한 인센티브를 북한에 던져야 합니다. 미국 중심의 글로벌 경제시스템에 북한이 편입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합니다. 또 우리 기업들이 경제적 활동에서 다변화할 수 있는 여건을 정부가 계속 조성해줘야 합니다. 이미 동남아지역으로 공장 이전이 많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그래도 많이 부족합니다. 제2, 제3의 지역으로 다변화를 이루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코로나19 대응, 경제 위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미국을 중심으로 구축되고 있는 글로벌 공급망 등 전 세계의 다양한 이슈가 점점 복합적으로 전개되고 있습니다. 우리 외교정책은 어디를 향해 나아가야 할까요?
=우리가 글로벌 강대국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일단 지금의 지정학적 위치로 인한 외교적 불리함을 극복할 수 있도록 외교적 영향력을 지역 및 글로벌 차원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습니다. 미-중 양국에서 벗어나 다양한 국가들과 외교적 관계를 강화시켜야 합니다. 소위 미-중 경쟁의 리스크 관리를 위한 통로를 다양화시켜야 합니다.

조계완 <한겨레> 기자




[출처: 정책주간지 공감 (https://gonggam.korea.kr/newsView.do?newsId=GAJrmtMDwDDGJ000&pageIndex=1)]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