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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소식통
반도체 초일류 이끌 인재 10년간 15만 명 키운다 본문
대한민국 정책주간지 공감에서 최신 소식을 가져왔습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맨 왼쪽)이 5월 31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반도체공동연구소를 방문해 관계자로부터 반도체 공정에 관해 설명을 듣고 있다.│기획재정부
반도체 관련 인재 양성 방안
“반도체는 국가 안보 자산이자 우리 경제의 근간입니다. 반도체 인력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모든 부처가 나서야 합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6월 7일 국무회의에서 정부 각 부처에 한 주문이다. 이 주문에 교육부를 비롯해 기획재정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자원부, 고용노동부, 국토교통부, 중소벤처기업부 등이 참여하는 ‘반도체 인력 양성 범부처 특별팀’을 구성해 반도체 관련 인재 양성 방안을 마련해 7월 19일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 보고했다. 특정 산업의 인재 양성을 위해 범부처 협업 방안을 내놓은 것은 윤석열정부 출범 뒤 이번이 처음이다.
정부가 이번 방안에서 내세운 기본목표는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의 초일류 확보를 이끌 인재 15만 명을 앞으로 10년 동안 양성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범부처 공동 교육과정 운영 등 정부의 노력과 함께 대학 등 교육기관이 관련 기업과 긴밀한 협업체계를 구축해 올해부터 본격 가동하기로 했다.
이런 민·관·학 협업체계에서는 대학 정원이나 교원 자격 등에 대한 규제혁파와 재정투자 확대, 전공 간 구분 없는 융합교육으로 반도체 인재 양성 저변 확보, 반도체 시설과 장비의 투자를 집중한 인재 양성의 거점 구축 등이 추진된다.
양질의 고급인력 육성 생태계 구축
디지털 전환의 가속화로 산업과 일상생활은 물론 안보 영역에서도 반도체 수요가 확산하면서 반도체의 경제적 가치와 정치·안보적 중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세계 주요 산업 강국들은 반도체 패권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공격적인 인재 양성과 유치 정책을 추진 중이다. 메모리반도체 세계 1위를 자랑하는 국내 반도체 산업도 해마다 여러 직무와 학력에 걸쳐 다양한 인력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국가적 차원의 대응이 필요해졌다.
인재 양성 이전에 반도체 업계에서는 인력 수급의 불안을 우려한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는 2021년 기준 약 17만 7000명인 반도체 산업 인력이 10년 뒤인 2031년에는 약 30만 4000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앞으로 10년 동안 국내 반도체 산업의 성장 속도(연평균 매출 증가율 6.2%)를 고려할 때 누적으로 지금보다 약 12만 7000명의 신규 인력 수요가 발생한다는 게 협회 추정이다.
반면에 직업계 고등학교와 대학, 대학원에서 배출되는 반도체 산업 인력은 연평균 약 5000명에 머물고 있다. 따라서 인력 양성과 배출의 절대 규모를 지금보다 많이 늘리지 않으면 반도체 산업의 인력난이 갈수록 심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지금까지 직업계고와 학사 등 초급 실무 인력 중심의 공급구조로 돼 있어 반도체 기술 혁신을 이끌 석·박사급 인재 양성의 기반이 취약한 것도 문제다.
이에 따라 정부는 10년간 15만 명 양성을 목표로 반도체 산업 성장에 대비한 충분한 규모의 인력을 길러내고 정규 학위과정 이외 다양한 반도체 인력 양성 경로(트랙)를 마련해 정책 시차를 줄이며 교육·연구 환경도 개선해 양질의 고급인력 육성 생태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규제혁신으로 반도체 관련 학과 증원
가장 기본적인 인력 수요 충족 방안은 대학의 반도체 관련학과 정원에 대한 규제혁신과 증원이다. 교육부는 반도체 등 첨단분야 전공에 대해서는 학과 신·증설 시 4대 요건 중 교원확보율만 충족하면 증원이 가능하도록 ‘대학설립 운영 규정’을 개정하기로 했다. 현행 규정에서는 교지(부지), 교사(건축물), 수익용 기본재산, 교원 등 네 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 학과를 신설하거나 정원을 늘릴 수 있는데 앞으로 첨단분야는 교원확보율만 충족하면 증원을 허용한다는 것이다.
교원확보율 기준도 완화한다. 정부와 협의를 거쳐 교수 정원이 배정되는 국립대의 경우 ‘학과 증설 시 전임교원 80% 이상 확보’라는 기준을 70%로 낮춘다. 또 반도체 산업 현장의 전문가를 교수 자원으로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겸임·초빙 자격요건을 완화하고 직업계고와 대학에 반도체 산업의 현장 전문가로 구성된 교육지원단도 꾸린다. 첨단분야 전공에 한해 별도의 학과 신설 없이 기존 학과의 정원을 한시적으로 증원할 수 있는 ‘계약정원제’도 2023년부터 도입한다.
정부는 이런 정원 확대 정책을 지역 구분 없이 반도체 인재 양성의 역량을 갖춘 전국 모든 대학에 적극 적용하기로 했다. 계약정원제에서는 기업체와 사전 협의된 규모의 학생을 정원외로 한시 모집하고 기업의 채용 조건으로 맞춤형 인재를 양성한다.
아울러 반도체 교육 역량이 우수한 대학을 반도체 특성화 대학(원)으로 지정해 과감한 재정 지원과 규제 특례를 통해 산업·기술 분야의 고급 인재를 육성하기로 했다. 반도체 특성화 대학은 ‘국가첨단전략산업법’상의 특성화 대학과 연계해 2023년부터 2026년까지 모두 20곳 안팎의 지정을 추진하되 지역 대학에 더 특혜(인센티브)를 주기로 했다.
산·학·연 연계 프로젝트 확충 추진
반도체 인재 양성의 질적 수준을 높이는 데에도 정부가 정책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공정 및 세부 분야별 전문인재의 육성과 인재 확보의 저변을 넓히기로 했다. 학과 및 전공의 제약 없이 비전공자 융합교육 등으로 수준별 반도체 특화교육을 확충해 인력 배출의 실질적인 증대 효과를 내겠다는 게 정부 구상이다.
반도체 기술 초일류를 이끌어낼 핵심 전문인재 육성 방안으로는 대규모 연구개발(R&D) 과제나 연구 환경 조성에 대한 투자 확대와 함께 산·학·연 연계 프로젝트 확충이 추진된다. 예컨대 과기정통부가 추진하는 차세대 지능형반도체 개발에 2029년까지 1조 96억 원 투입, 산업부가 주관하는 지능형 메모리반도체(PIM) 개발에 2028년까지 4027억 원의 국비를 지원하는 것 등이다. 또 정부와 기업이 1대1 매칭을 통해 대형 중장기 연구개발 프로젝트에 인적, 물적 자원을 집중 투입함으로써 ‘핵심기술 개발, 고급인력 양성, 인재 채용 및 유치’라는 1석 3조의 효과를 꾀하기로 했다.
반도체 관련 융복합 인재 육성을 위한 융합교육과정 활성화에도 여러 부처가 나선다. 교육부는 반도체 전공 이외의 학생을 대상으로 일명 ‘반도체 부트 트랩’이라는 단기 집중교육 과정의 신설을 추진하고 산업부·과기정통부와 협업으로 디지털 혁신공유대학과 혁신인재 양성사업 등을 통해 다양한 특성화 전공 과정을 활성화하기로 했다.
산업현장에 바로 취업할 수 있는 맞춤형 실무인재의 양성 또한 빼놓을 수 없는 과제다. 교육부는 특성화고와 전문대에서 기업의 수요와 연계해 현장 교육, 취업 컨설팅 등을 제공하는 3개월 이내의 반도체 단기 교육과정을 확대한다. 또 신기술·신산업 분야의 현장 직무체험이나 심화 직업교육 과정을 운영하는 공동실습소와 시설 및 장비 구축에 대한 지원도 대폭 늘린다.
고용부는 전국 폴리텍대학에 반도체 중심의 학과와 과정을 신설하거나 개편해 기업의 실제 생산설비를 바탕으로 한 현장형 훈련 기반을 확충한다. 또 반도체 유관 산업의 중소기업 재직자들에게는 실습 기반이 갖추어진 시설에서 교육훈련을 받을 수 있도록 고비용 훈련시설·장비를 공유하는 공동 훈련센터를 확대하고 재직자 역량 강화를 위한 전문 교육과정 지원도 강화한다.
민관합동 인재양성 협업체계 구축
지속적인 반도체 인재 양성은 중장기 안정적인 지원 기반이 뒷받침돼야 한다. 이에 따라 정부는 반도체 교육 및 기초연구의 핵심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공동 지원체계를 중앙과 권역별로 나눠 촘촘하게 구축하기로 했다. 또 범부처 민관합동 인재 양성 협업체계를 구축하고 반도체 산업의 지역별 균형 성장과 대·중소기업 상생협력을 위한 민·관 협력의 활성화를 꾀하기로 했다.
우선 서울대 반도체공동연구소의 시설 개선과 기능 확대를 통해 반도체 연구장비 공동활용 및 산·학·연 공동연구의 중앙 거점으로 활용한다. 반도체 연구 및 교육의 지휘본부(컨트롤타워)로서 중추적 역할을 맡긴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교육부가 2025년까지 서울대 반도체공동연구소의 리모델링을 지원하고 2023년에는 기자재 등 인프라 개선도 추진한다.
지방 권역별로는 역량을 갖춘 대학을 2023년 말까지 순차적으로 공동연구소로 지정해 연구·교육·실습의 허브 기능을 맡기되 설계 공정 소자 장비 등 강점 분야별로 권역별 특성화를 통해 전국 거점 연구소 간 분업과 협업체계를 갖추도록 할 방침이다. 권역별 거점으로 지정된 대학 연구소에는 연구장비를 집적해 공동 활용을 유도하고 시설과 장비를 전문인력이 관리할 수 있도록 ‘기초과학 연구역량 강화 사업’이란 명목으로 재정 지원을 확대한다.
반도체 인재 양성 추진을 계기로 정부는 범부처 참여를 넘어 산업계와 교육계가 유기적으로 결합하는 ‘인재 양성 전략회의’를 신설하기로 했다. 범국가적 차원의 인재 양성 의제를 발굴하고 대책을 마련할 협업 인프라로 전략회의를 활용한다는 게 정부 구상이다. 변동성이 높은 첨단 신산업에 대한 인력 수급 분석과 전망의 고도화도 중요한 과제다.
정부는 반도체 인재 양성 방안을 내놓으면서 지역 국립대의 역할 강화를 강조했다. 국가 전략산업과 지역 인재 육성 과정에서 국립대가 주도적인 역할 수행을 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는 게 정부 방침이다. 교육부는 국립대를 지역 균형 발전의 거점으로 육성하고 특히 반도체와 같은 첨단산업 분야에서 양질의 교육·연구 환경이 조성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내용의 ‘국립대학법’ 제정을 추진 중이다.
박순애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반도체 등 첨단산업 인재 양성은 지역 구분을 넘어 국가의 생존전략 차원의 과제”라며 “지역 대학도 강점을 바탕으로 반도체 등 첨단산업 인재 양성을 위해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순빈 기자
[출처: 정책주간지 공감 (https://gonggam.korea.kr/newsView.do?newsId=GAJpzXpkwDDGJ000&pageIndex=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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