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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무시간과 장소 유연하게 선택

기부니좋은날 2022. 6. 27. 07:15
안녕하세요. 기부니좋은날입니다.
대한민국 정책주간지 공감에서 최신 소식을 가져왔습니다.



▶김솔 씨가 사무실에서 매주 금요일을 드림데이로 표시한 달력을 들고 있다.│김솔 

MZ세대에서 확산하는 ‘퍼플 칼라’
종합교육기업인 에듀윌에 다니는 김솔(33) 씨는 목요일 밤이나 금요일 아침이면 서울을 떠난다. 가고 싶은 여행지나 부모님이 사는 경북 포항으로 가서 재충전하고 일요일에 돌아온다. 금요일을 ‘드림데이(Dream Day)’로 지정해 3일 동안 푹 쉴 수 있기 때문이다.
에듀윌은 2019년 6월부터 월~금요일 가운데 하루를 드림데이로 지정해 쉬는 주4일 근무제를 시행하고 있다. 김솔 씨가 에듀윌에 입사한 지 4개월 만이었다. 그 전에는 야근을 ‘밥 먹듯’ 하는 홍보대행사에 6년 동안 근무했기 때문에 체감하는 변화가 더 컸다.
“홍보대행사에서 잡지도 발행했기 때문에 마감 때는 집에 못 가고 밤샘하는 경우도 꽤 있었죠. 그런데 에듀윌은 드림데이를 시행하기 전에도 집중 휴식시간 제도가 있었어요. 오후 4시부터 30분 동안 근무를 아예 안 하고 밖에 나가서 놀거나 자기 볼일 보는 시간이에요. 복지 포인트나 여성 전용 수면실 등 복지제도가 좋은 것도 이 회사를 선택하는 데 일부 작용하긴 했죠.”

매주 드림데이로 3일 연휴 즐겨
드림데이 시행 이후 가장 큰 변화는 여행을 자주 떠난다는 점이다. 연차휴가를 쓰지 않더라도 3일 연휴가 매주 생기기 때문이다. 복지 포인트로 숙소와 교통편을 예약할 수 있는 점도 작용했다.
마땅히 여행 갈 곳이 생각나지 않으면 부모님 집으로 간다.
“저는 스트레스를 받거나 일상을 던지고 싶을 땐 집 생각이 나는 편이라 몇 달에 한 번씩 내려가긴 했지만 금방 올라오기 바빴죠. 지금은 한 달에 두 번 내려갈 때도 있어서 거의 두 집 살림하고 있어요. 부모님이 좋아하시는데 옛날만큼 반겨주지는 않네요. 하하.”
드림데이는 팀원끼리 조율해 요일을 정한다. 매주 다른 요일을 쉬어도 상관없지만 대부분 규칙적으로 쉰다.
“팀원 네 명 가운데 두 명은 월요일, 두 명은 금요일에 쉬어요. 아무래도 다른 협력 업체들은 쉬지 않기도 하고 직원들끼리 협업해야 하는 일도 있으니까요. 저도 가끔 바꾸기는 하는데 대부분 금요일에 쉬고 있죠.”
회사 전체를 봐도 금요일에 드림데이를 쓰는 직원이 제일 많고 그다음이 월요일과 수요일 순이다. 금·월요일 쉬는 직원은 3일 연휴를 선호하고 수요일 쉬는 직원은 이틀 근무 뒤 휴일을 선호하는 등 취향 차이가 확실하다.
“수요일에 쉬는 직원은 ‘월·목요일은 전날 쉬어서 좋고 화·금요일은 다음날 쉬어서 좋다’고 해요. 이틀 일하고 쉬는 게 너무 익숙해져 수요일 말고 다른 요일은 못 쉬겠다고 할 정도예요.”
육아 부담이 큰 기혼자에게 드림데이의 소중함은 남다르다.
“육아하는 분들은 주말에 아이를 돌보느라 제대로 쉴 시간이 없는 게 사실이잖아요. 그런데 평일에 쉬면 아이가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가니까 온전히 자기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평소 못 하던 볼일이나 하고 싶은 걸 그제야 할 수 있는 거죠.”


▶에듀윌은 2019년 6월부터 주4일 근무제를 시행했다.│에듀윌

“발전 위해선 적절한 휴식이 꼭 보장돼야죠”
이처럼 일과 육아를 함께 해야 하는 직원들의 고충을 줄이기 위해 근무시간과 장소를 유연하게 선택할 수 있는 ‘퍼플 칼라(Purple Collar)’가 MZ세대(밀레니얼+Z세대)에서 확산하고 있다. 가정을 뜻하는 빨강과 일을 뜻하는 파랑을 섞은 보라색인 퍼플은 평등, 일, 가정의 조화를 상징한다. 옷깃을 의미하는 칼라는 직업군을 분류할 때 쓰는 단어다.
빨강과 파랑을 섞으면 보라색이 나오듯 퍼플 칼라는 가사, 육아 등 여건에 따라 근무시간이나 형태를 조절해 젊은 맞벌이 부부가 직장 생활을 원만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근무 방식이다. 일과 가정의 균형과 조화를 위해 도입한 근무시간선택제, 재택근무제, 집중근무제, 시간제근무제 등 다양한 유연근무제가 대표적이다.
김솔 씨는 또래들이 드림데이를 정말 부러워하면서 “다른 회사도 이런 방향으로 가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고 했다. “너희 회사 취직하고 싶다”, “자리 없냐”고 묻는 친구도 있다.
“당연히 회사 일이 중요하긴 하지만 자신의 삶을 우선시하는 이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어요.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어봐도 없는 시간 쪼개어 자기 계발도 하고 취미 생활도 하고 되게 바쁘게 살더라고요. 발전을 위해서는 적절한 휴식이 꼭 보장돼야 하잖아요.”
퍼플 칼라를 놓고 업무 생산성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며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김솔 씨는 드림데이 도입을 앞두고 회사 차원에서 인력을 충원하고 업무 과정을 조정했지만 직원들도 업무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할 것인지 각자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일은 그대로인데 하루가 줄어드는 만큼 스스로 낭비했던 시간은 없는지 돌아보면서 업무 효율성을 높이지 않았나 싶어요. 드림데이를 해보니 일하는 날에는 더 집중해 힘들게 일해야 하는 면도 있지만 그래도 온전한 하루를 원하는 대로 더 쓸 수 있다는 게 정말 괜찮은 것 같아요.”
김솔 씨는 “주4일 근무제 이상의 복지가 있을까?”라고 물으며 “누구나 부러워할 수밖에 없는 최고의 복지인 것 같다”고 했다. 실제로 드림데이 때문에 많은 직원이 다른 회사로 옮길 생각을 안 한다는 것이다.
“퍼플 칼라가 트렌드라고는 하지만 제대로 하는 회사를 찾기는 어렵잖아요. 요즘 세대한테는 적절한 휴식을 충분히 보장해주는 게 회사를 안정적으로 다니게 하는 동기가 되지 않을까요?”


▶백운성 씨가 경남 창원 집에서 아들 시우와 함께 노트북을 들여다보고 있다.│백운성

수도권 취업 뒤 창원서 재택근무
일과 가정의 균형을 추구하는 퍼플 칼라가 여성만을 위한 근무제도는 아니다. 2016년 서울에 있는 정보통신(IT) 회사에 다니던 백운성(38) 씨는 경남 창원으로 이사했다. 창원에 사는 여자친구와 결혼하기 위해서였다. 소프트웨어 개발 경력을 차곡차곡 쌓아가던 서울을 떠나 아무런 연고가 없는 지방으로 가겠다는 그를 말리는 사람이 많았지만 백 씨는 “남의 의견을 참고는 하겠지만 어찌 됐건 내 삶은 내가 결정해야 한다”며 과감히 결단을 내렸다.
결혼 뒤 창원에서 IT 회사에 다니던 백 씨는 2020년 8월 경기 성남에 있는 인터넷(앱 마켓) 서비스업체인 원스토어로 직장을 옮겼다.
“아무래도 근무 환경이나 소프트웨어 개발 분야는 지방이 열악하더라고요. 그래서 평일은 수도권에서 근무하고 주말만 창원에서 지내는 주말부부까지 각오하고 이직을 시도한 거죠.”
당시 원스토어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재택근무를 적극적으로 시행하고 있었다. 입사 초기에는 일주일에 이틀 정도 회사로 출근하다 최근 몇 달 동안은 아예 재택근무만 하고 있다.
“입사한 뒤 회사에서 근무한 날이 많아 봤자 넉 달 정도 될 것 같아요. 다섯 살짜리 아이가 있다 보니 확진자가 많은 수도권에 안 올라간 것도 있고 재택근무를 계속하다 보니 어느 정도 익숙해진 면도 있어서요.”
백 씨는 “재택근무를 처음 시작했을 땐 입사 초반이기도 해서 동료들한테 물어봐야 하는 부분이 많았는데 얼굴을 보지 않고 소통하는 게 어려웠다”며 “아들이 일을 방해할 때도 있어서 효율적이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이런 점 때문에 회사 안에서도 재택근무에 대한 고민과 우려가 존재했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으로 어쩔 수 없이 재택근무가 길어지면서 우려는 자연히 불식됐다. “이제 저도 그렇고 직원들도 비대면으로 소통하는 방법에 익숙해졌어요. 회사는 의도치 않게 (퍼플 칼라를) 테스트한 셈인데 결과를 보니 업무에 크게 지장이 없었던 겁니다.”


▶경기 성남에 있는 원스토어 사내 카페에서 직원들이 대화하고 있다.│원스토어

“아들 성장 지켜보는 게 정말 좋아”
최근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전히 해제되면서 원스토어는 일하는 시간과 장소를 개인이 자율적으로 선택하는 ‘하이브리드 워크’ 제도를 본격적으로 시행할 계획이다. 일주일에 며칠만 사무실에서 근무하고 나머지는 재택근무를 하는 식으로 일하는 장소를 선택할 수 있다.
“굳이 출근할 필요가 없으면 업무 효율을 높이기 위해 집에서 일하고 꼭 필요할 때만 사무실에 가서 회의 등을 하면서 근무하는 거죠. 일주일에 이틀만 출근하는 걸 선호하는 직원이 가장 많다고 들었습니다.”
백 씨는 100% 재택근무를 해보니 사무실 근무도 적당히 하는 하이브리드 워크가 더 좋은 것 같다고 했다.
“사무실에 한 번씩은 나가야지 사람이 재충전되는 부분이 있거든요. 창원에서 매주 올라가는 건 시간적으로나 체력적으로나 어려움이 있으니 한 주는 사무실에서, 한 주는 집에서 근무하는 격주 출근을 회사에 제안할 생각입니다.”
재택근무를 하면서 가장 좋았던 건 어린 아들의 성장을 계속 지켜본 점이다. 아내는 출근이 바빠 아들의 유치원 등·하원을 백 씨가 맡고 있다. 아내의 퇴근 전까지 1시간 동안 놀아주는 것도 그의 몫이다.
“아이가 크는 것을 옆에서 하나부터 열까지 볼 수 있고 일도 할 수 있으니 굉장히 만족스럽죠. 이직할 때만 해도 그걸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거든요. 아이는 주말에 보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2년 가까이 재택근무를 해보니 주말부부가 됐으면 후회했을 것 같아요.”

원낙연 기자

일·생활의 균형 문화 위해 유연근무제 지원
정부는 근무방식 혁신을 통한 경쟁력 확보와 일·생활의 균형 문화를 위해 재택근무 등 유연근무제를 지원하고 있다.
우선 재택근무제, 선택근무제, 원격근무제 등 유연근무제를 도입·확대하는 중소·중견기업에 인사·노무 관리비용과 같은 간접노무비를 지원한다. 지원대상은 소속 근로자의 필요에 따라 유연근무제 사용을 허용한 기업의 사업주로 근로자의 주당 유연근무제 활용 횟수에 따라 1인당 360만 원까지 지원한다.
또 재택근무제를 도입·확대하는 중소·중견기업의 재택근무 도입비용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인프라 설치비용을 지원한다. ▲그룹웨어, 전사적자원관리(ERP), 업무용 소프트웨어와 같은 정보시스템 ▲가상사설망(VPN) 원격접속, 정보 유출 방지, 자료 백업·복구와 같은 보안시스템 ▲웹 기반의 ERP, 클라우드와 같은 서비스 사용료 등 사업주가 투자한 시스템 구축비의 50% 범위 내에서 최대 2000만 원까지 지원한다.
재택근무가 일상적 근로 형태로 정착될 수 있도록 사업장 맞춤형 컨설팅도 지원한다. 컨설팅 수행기관의 전문 컨설턴트가 기업에 방문헤 적합 직무 진단, 인사노무관리 체계 구축, 정보기술(IT) 인프라 구축 활용방안, 정부 지원사업 참여 등을 컨설팅한다. 컨설팅 지원 기간은 약 12주(총 방문 횟수 4회 이상)로 비용은 전액 정부가 지원한다.
자세한 내용은 고용노동부의 일·생활 균형 누리집(www.worklife.kr)에서 찾아볼 수 있다.



[출처: 정책주간지 공감 (https://gonggam.korea.kr/newsView.do?newsId=GAJo5oOVIDDGJ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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